[활동이야기]

남옥언니와

  • 2011.07.07 15: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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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달입니다. 꾸뻑..

오늘 남옥언니를 만나고 왔습니다.

 

남옥, 그녀는 미신고시설조사 이 후 시설에 살고 있는 장애인 766명 중

지역사회로 자립한 단 세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녀가 지난 7월 1일 시설에서 나왔고,

종로 한 켠에 보금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오늘 언니와의 만남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기념으로 사진 한 방 찍고, 일기를 적었는데..

그냥, 같이 나누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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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생의 시설생활을 뒤로하고

남옥, 그녀가 드디어 시설에서 나왔다.

그녀의 자립을 축하하며, 그녀와 수다를 떨기 위해 대학로로 갔다.

 

남옥, 그녀가 시설에 살면서 

외출은 단체외출밖에 없었다.

혼자서 외출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미신고시설에서 나와 다른 시설로 갔을 때 외출이라는 것을 처음 해봤단다.

 

외출, 그 단어만으로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울렁증이 생긴다.

 

시설을 벗어날 수 있다는 설레임,

그러나 다시 시설로 돌아가야 한다는 막막함.

외출은 시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그녀의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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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의 수다를 마치고,

언니는 좋다고 말했다.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있고,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그녀의 이야기를 소중히 적어주는 사람이 있어 좋단다.

 

때가 되면 정비받으러 가는 기계마냥

봉사자가 오면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그러면서도 아무도 그녀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몸을 내어주는 기계같았다고 한다.  

장애인은 장애인끼리 놀아야 한다며

직원들도 그녀와 말을 섞지 않았다.

 

시설에서 언니는 늘 외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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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언니랑

파전을 부쳐 먹기로 했다.

술을 좋아하는 언니랑

막걸리에 빨대 꽂아 한 사발 들이키고,

얼큰하게 취해서 빗소리 들으며 노닥노닥 이야기 해야지.

 

아, 그녀가, 그녀의 행복이 너무 좋다.   

 

7월 5일 름달의 일기.. 끝!!

 

^^

우리 모두 그녀의 자립에 축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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