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찬호(가명)님이 탈시설 한 날입니다. 찬호는 작년 인권위 거주시설 실태조사로 제주의 한 시설에 방문했을 때 만났는데, 식당을 겸한 공유 공간 구석에 놓인 피아노 옆에서 수동휠체어에 앉아 이리저리 조사원들을 힐끔거리는 모습이 찬호의 첫 모습이었어요.
- 2018.04.16 22:05:08
- https://www.footact.org/post/1155
오늘은 찬호(가명)님이 탈시설 한 날입니다. 찬호는 작년 인권위 거주시설 실태조사로 제주의 한 시설에 방문했을 때 만났는데, 식당을 겸한 공유 공간 구석에 놓인 피아노 옆에서 수동휠체어에 앉아 이리저리 조사원들을 힐끔거리는 모습이 찬호의 첫 모습이었어요.
그런 찬호에게 조사원들이 찬호에게 다다갔지만, 찬호는 먼저 조사원들에게 눈으로 말을 걸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물쩡거리는 모습이 그래 보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찬호는 실태조사 명단에 없었지만 현장에서 만나보면 좋겠다고 논의해서 결정했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할까요. 운이 좋았다면 발바닥이 더 좋았던 것이지요. 아니면 운명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만난 찬호와 방으로 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대화를 하던 중 찬호는 시설에서 나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언제까지 시설에서 살 수 없다고 하면서, 침을 튀기면서요. 시설 직원에게 "내가 언제까지 시설에서 사느냐"고 물어보니 65세까지 살 수 있다고 시설 직원이 말했다고 얘기했습니다. 찬호 나이가 25세니... 40년이 남았던 것이죠.
그렇게 조사를 마치고 지역사회에서 자리를 알아보겠노라고 연락하겠다고 약속하고 전화번호 남겨두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서울로 돌아와서 자립주택을 알아보며 일상을 살아가는데, 찬호에게 먼저 연락이 왔어요. "뭐하냐고." 하루에도 여러번 카톡이 왔습니다.
좋았어요. 일을 쌓아놓고 살아가는 일상이지만, 찬호의 연락과 말걸기가 반가웠습니다. 새로운 연애를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건조해지기도하는 활동을 벗어나 직선의 활동, 관계와 변화라는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활동을 하니 힘이 났습니다. 그렇게 한 발씩 찬호와 스탭을 맞춰 약 6개월 동안 숙고하고 고민한 끝에 찬호는 광주의 한 체험홈으로 탈시설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탈시설의 날입니다.
오늘 점심 먹고 찬호에게 전화하니, 찬호는 제주에서 광주로 혼자 비행기 타고 와서 보치아 대회 관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찬호는 "드디어 자유를 얻었네요. 그런데 책임져야하니 걱정이다"라고 했어요. 좋았습니다. 찬호가 자유와 책임이란 낱말을 짝지어 말하는 것도 좋았고 걱정이란 말 사이로 약간 들뜬 듯한 느낌도 좋았습니다.
416, 오늘추모의 날이지만 이 땅 딛고 살아가는 우리들 또 다시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세월호 희생자 분들께서 저 세상에서 진실 속에 영면하시길, 찬호가 새로운 삶터에서 하고 싶은 일들하며 묵묵히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런 찬호에게 조사원들이 찬호에게 다다갔지만, 찬호는 먼저 조사원들에게 눈으로 말을 걸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물쩡거리는 모습이 그래 보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찬호는 실태조사 명단에 없었지만 현장에서 만나보면 좋겠다고 논의해서 결정했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할까요. 운이 좋았다면 발바닥이 더 좋았던 것이지요. 아니면 운명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만난 찬호와 방으로 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대화를 하던 중 찬호는 시설에서 나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언제까지 시설에서 살 수 없다고 하면서, 침을 튀기면서요. 시설 직원에게 "내가 언제까지 시설에서 사느냐"고 물어보니 65세까지 살 수 있다고 시설 직원이 말했다고 얘기했습니다. 찬호 나이가 25세니... 40년이 남았던 것이죠.
그렇게 조사를 마치고 지역사회에서 자리를 알아보겠노라고 연락하겠다고 약속하고 전화번호 남겨두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서울로 돌아와서 자립주택을 알아보며 일상을 살아가는데, 찬호에게 먼저 연락이 왔어요. "뭐하냐고." 하루에도 여러번 카톡이 왔습니다.
좋았어요. 일을 쌓아놓고 살아가는 일상이지만, 찬호의 연락과 말걸기가 반가웠습니다. 새로운 연애를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건조해지기도하는 활동을 벗어나 직선의 활동, 관계와 변화라는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활동을 하니 힘이 났습니다. 그렇게 한 발씩 찬호와 스탭을 맞춰 약 6개월 동안 숙고하고 고민한 끝에 찬호는 광주의 한 체험홈으로 탈시설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탈시설의 날입니다.
오늘 점심 먹고 찬호에게 전화하니, 찬호는 제주에서 광주로 혼자 비행기 타고 와서 보치아 대회 관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찬호는 "드디어 자유를 얻었네요. 그런데 책임져야하니 걱정이다"라고 했어요. 좋았습니다. 찬호가 자유와 책임이란 낱말을 짝지어 말하는 것도 좋았고 걱정이란 말 사이로 약간 들뜬 듯한 느낌도 좋았습니다.
416, 오늘추모의 날이지만 이 땅 딛고 살아가는 우리들 또 다시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세월호 희생자 분들께서 저 세상에서 진실 속에 영면하시길, 찬호가 새로운 삶터에서 하고 싶은 일들하며 묵묵히 살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