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지친 날, 시를 읽어드립니다. ^^ 아라디오 37회

  • 2015.06.09 13: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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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의 라디오! 아라디오! 아라입니다.

지난 한 주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덥네요. 머리도 덥고 몸도 덥고. 아주 더운 날들입니다.

오늘은 사연은 아니지만 ,그냥 제가 어제 접한 글들을 좀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어제 아침 긴 회의를 마치고, 마지막 소감나누기에서 옥순이 시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라는 시입니다.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정호승

 

나는 왜 아침 출근길에

구두에 질펀하게 오줌을 싸놓은

강아지도 한 마리 용서하지 못하는가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구두를 신는 순간

새로 갈아 신은 양말에 축축하게

강아지의 오줌이 스며들 때

나는 왜 강아지를 향해

이 개새끼라고 소리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가

개나 사람이나 풀잎이나

생명의 무게는 다 똑같은 것이라고

산에 개를 데려왔다고 시비를 거는 사내와

멱살잡이까지 했던 내가

왜 강아지를 향해 구두를 내던지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데

나는 한 마리 강아지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진실로 사랑하기를 원한다면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윤동주 시인은 늘 내게 말씀하시는데

나는 밥만 많이 먹고 강아지도 용서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인생의 순례자가 될 수 있을까

강아지는 이미 의자 밑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강아지가 먼저 나를 용서할까봐 두려워라

 

처음에는 사실 소감나누기 시간에 웬 강아지 오줌이 나오는 시를 소개하나-싶었어요.

그런데 요즘 같은 상황(사회 전반)에 이만큼 적절한 시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마음을 얻지 못하고서야 우리가 운동한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 삶의 변화를 위해 하는 운동인데 사람이 없는 혹은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운동은 어떤 가치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을까?

제가 만난 우리 발바닥 회원님들 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중시하고 강조했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들을 때마다 사실은 너무나 당연했던 말이기에 고개는 끄덕였는데, 그 말씀들이 이제야 마음에 녹는 최근인 것 같습니다.

발바닥의 활동이, 제가 소식으로 전하는 운동들에 회원님들의 마음이 언제나 함께 하길 바랍니다.

또 저도 그 마음들을 움직이고 함께 하기 위해 고민하는 활동가가 되리라 마음을 먹게 됩니다.

 

 

또 하나의 글은 어제 저녁,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왔던 문자 한 통입니다.

 

문제는 자기애그 자체가 아니라 자기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은 거의 언제나 자신에 대한 질문을 포함하며

자신에 대한 질문은 거의 언제나 자신과의 싸움을 포함한다.“

 

라는 글을 소개하며 자신을 사랑해야지 운동을 할 수 있고 그 사랑의 방식은 자신과의 싸움인 경우가 많으니, 그래서 삶은, 우리가 하는 운동은 쉽지 않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하하, ‘쉽지 않은 운동을 하고 있으니 우리 같이 힘내!’도 아니고 잘 하자!’는 말도 아닌

운동이 쉽지 않다라는 말로 끝맺는 문자였는데 무엇보다 힘이 되었네요.

잠이 달아날 정도로 쉽게 답이 나지 않는 질문들에 답을 하기 위해 애쓰는 날들입니다.

그 질문들에 비로소 답을 하는 날, 저는 어떤 모습일지.. 그때 우리 회원님들과 전 또 어떤 관계일지 고민해보며 오늘 아라디오는 마치려고 합니다.

 

 

그리고 몇 가지 소식 빠르게 전합니다.

지난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분들이 형제복지원특별법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했던 기자회견 깅거하시죠?

그 때 반드시 다음 국회 때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깊게 논의되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결의했지요.

그리고 어제 68일부터 77일까지 임시국회기간입니다.

이번 임시국회 때 반드시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바짝 모아보려 합니다.

피해생존자분들이 여전히 국회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여러 움직임들이 있는데요.

발바닥회원님들께도 함께 하자는 요청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함께 힘 모아주실거죠?

형제복지원 1인 시위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함께 하실 분들 언제나 환영입니다!

형제복지원 1인 시위는 12시부터 1시까지 국회앞에서 돌아가며 진행중이며, 1인 시위하는 인증샷을 찍어 발바닥에 보내주시면 되는데요.

현재 이번주 10(), 11(), 12(), 그리고 다음주 월~금 모두 열려있답니다 ^^

(시간 조정도 가능하니 적극 지원 부탁드려요 ^^)

함께 하실 분들은 02-794-0395로 언제든 연락주세요 ^^

혹시 발바닥활동가가 없을 경우에는, 이름과 연락처를 메모로 남겨주시면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형제복지원 특별법 관련해서는 곧 자세하고 활발한 메일 공유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727()부터 81()까지 1주일간 동진, 서진으로 나뉘어서 진행한다고 합니다.

마지막날 81일은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 3,000일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강정의 평화를 위해 많은 분들 함께 걷길 바랍니다.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참가 신청 바로가기 >>

 

66일에 예정되었던 밀양 행정대집행 1기억문화제가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밀양송전탑반대 200회 촛불문화제와 함께 718일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이후 자세한 일정이나 참가신청이 나오면 전해드릴게요.

 

회원님들, 건강유의하시고요. 다음주에 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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