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나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 이창선 동지 3주기를 추모하며-
- 2022.05.12 00: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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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故 이창선 동지 3주기를 추모하며-
“나를 지원해 줄 활동지원사가 어릴 때부터 있었으면 나도, 나도, 시설이라는 낯선 곳에 가지 않고 우리 집에서 살았을 거예요.”
나는 1984년 1월 15일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났습니다. 장애가 심해 일곱 살에 ‘한사랑마을’에 맡겨졌습니다. 난 시설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친구들과 지냈습니다.
2013년 스물아홉에 ‘자립생활’과 ‘탈시설’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진행하는 2박 3일 지역사회 ‘단기체험’을 했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통장도 만들고, 마트에 가서 물건도 사고,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도 먹었습니다. 물론 모두 내 카드로 긁었습니다.
몇 년 동안 지립 훈련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당시 이음센터 이규식 소장은 우리 엄마를 만나
‘창선이 자립하면 잘 살 겁니다’라고 했고, 엄마도 적극적으로 찬성하셨습니다.
내가 지역사회에서 살지 못하고 시설에서 살게 된 것은 우리 가족 탓이 아닙니다.
내가 장애가 있어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내 장애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지원해줄 활동지원사가 어릴 때부터 있었으면 나도, 나도 시설이라는 낯선 곳에 가지 않고
우리 집에서 살았을 거예요”([나나인권페스티벌 인권연극] 중, 고 이창선 동지 대사)
나는 27년 만에 시설에서 벗어나 2017년 12월 이음 장애인자립주택으로 이사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나는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친구들을 만났고, 장애야학 ‘너른마당’에서는 친구들과 만나 열심히 공부햇습니다.
“1년 전 탈시설하여 이음센터 자립주택에서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이창선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모임에서 친구들을 만났고, 야학에 다니면서 공부하고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어머니 고향 진주를 방문했을 뿐만 아니라 부산, 여수, 강릉, 전국 방방곡곡으로 여러 번 멋진 여행도 다녀왔습니다.”(본인이 남긴 글)
몸이 좋지 않아 수술을 받던 중 패혈증으로 저는 멀리 떠납니다. ‘탈시설’ 하면 동지들에게 ‘이창선’이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시설 속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탈시설자립생활 활동가 고 이창선 동지 3주년 묘소 참배]
때: 2022년 5월 12일(목) 오전 11시
곳: 벽제 서울시립승화원
주최: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탈시설당사자모임벗바리, 정장연 장애해방열사정신계승위원회, 장애해방열사_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