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아무 방해없이 쉴 나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 2011.12.28 11: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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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앞 일인시위 삼일째입니다. 
한시간동안 있기엔 너무 추운 날씨네요.. 
서울시탈시설장애인당사자모임 '보금자리'의 김미경씨가 일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저희의 이야길 들어주세요!!!

- 서울시 체험홈 입주 자격 확대 및 물량 확대하라!! 
- 서울시 자립생활가정 입주 자격 및 물량 확대하라!! 
- 중증장애인 전세주택제공 사업 물량 중 탈시설장애인 할당하라!! 
- 체험홈, 자립생활가정 입주 대상자 서비스 지원 확대하라!! 

아래는 서울시탈시설장애인당사자모임 ‘보금자리’의 김미경씨가 박원순 시장님께 보내는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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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장님께

저는 집이 꼭 필요합니다. 어째서냐고 물으시겠다면 꼭 읽어봐 주십시오.
내가 시설에서 나온지 벌써 1년 6개월이나 지났습니다.
시설은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내 미래도 불투명하고 가족은 없고 
아파도 내 몸 하나 제대로 쉴 곳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집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아무한테도 방해 안 받고 편히 쉴 나만의 소중한 내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때에는 너무 힘이 들어서 내가 왜 사냐 하는 생각에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잠을 자다가 조용히 가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거의 매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는 시설에서 30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와 보니 경제적으로 집값이랑 물가는 하늘을 치솟는데 
집하나 얻을 돈조차 없다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시설에서 돈도 없이 살다시피 했는데 무슨 여건이 되겠습니까. 
어떻게 살아야 될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내가 있던 시설이 관악구로 본적이 되어 있는 까닭에 
자립과정으로 관악구청에서 도와주셔서 가장 싼 보증금으로 
2년 계약으로 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2012년 5월 14일이면 이 집도 비워줘야 합니다.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힘든 고비를 넘기나 싶었는데 
경제적으로 돈이 없다보니 전세는 전세대로 월세는 월세대로 비싸고 
나는 무일푼인데 살맛도 안나고 너무나 힘이 듭니다. 
서울시장님 저는 집이 꼭 필요한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한번 돌아봐 주시고 방도를 좀 생각해 주십시요. 
이러다가 저 같은 처지에 있는 장애인들 집단으로 죽을 것 같습니다.
서울 시장님께 서툴은 글이지만 이렇게 몇 자 적어 올립니다. 
어려움에 처한 저와 저희 모두를 봐주시고요 방도를 꼭 좀 부탁드립니다.

하느님
오늘도 당신께 매달리는 저희 자녀들을 돌아보시고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간구합니다. -아멘-
2011년 12월 7일
김미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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