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일인시위 4일째] 내 자유를 찾아 나왔습니다.

  • 2011.12.29 12: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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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시위 사일째입니다. 
눈온 뒤라 그런지 발이 더 시린 날입니다.
지금 서울시탈시설장애인당사자모임 '보금자리'의 김동필씨가 
시청별관 앞에서 일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저희의 이야길 들어주세요!!!

- 서울시 체험홈 입주 자격 확대 및 물량 확대하라!! 
- 서울시 자립생활가정 입주 자격 및 물량 확대하라!! 
- 중증장애인 전세주택제공 사업 물량 중 탈시설장애인 할당하라!! 
- 체험홈, 자립생활가정 입주 대상자 서비스 지원 확대하라!! 

아래는 서울시탈시설장애인당사자모임 ‘보금자리’의 김동필씨가 
박원순 시장님께 보내는 편지와 김동필씨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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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님께

먼저 서울 시장이 당선 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벌써 2011년도 30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중랑구에 살고 있는 김동필입니다

저는 30년 동안 시설에 살다가 2년 전에 자립을 하고 싶은데 아는 분도 없고,
집이나 활동 보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냥 생각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작년에 4월에 센터에서 주거복지사업을 알리기 위해 제가 있던 시설에 왔습니다.
다행히 체험 프로그램이 통해 제가 선정 돼서 자립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내년 연말에 끝났을 때 선정 된 17명의 주거가 제일 문제입니다

저희에게 주거를 주세요.
시설선생님들은 저에게 시설에 있으면 편하고 따뜻하고 먹을 것을 주고 재워 준다. 
여기 있는 게 행복이다. 라고 말하더라고요.
저에게 너는 왜 자립을 하냐고 이게 행복 인 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시설에 계시는 선생님이 하는 말이 맞아요. 
하지만 내 자유가 없었어요

나에게 앞으로 주거를 제공해 주시면 내 방도 꾸미고 활동 보조인하고 컴퓨터도 일도 하시면서 살고 싶어요 
다가 오는 성탄을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1, 12. 7

김동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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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기억은 없어요.
어렸을 때 기억은 별로 없어요. 태어난 곳도 모르겠고.. 
들은 이야기지만 서울시립아동병원에 있다가 시설로 오게 됐데요. 그리고 은평재활원에서 쭈욱 살았어요. 
가족에 대한 기억은 없어요. 

시설에서 자유는 없었어요
은평대영학교(특수학교)에서 초중고 과정을 마쳤고, 은평작은자야학에서 검정고시 중학교과정을 통과했어요.
 그리고 나무필통 만드는 일도 7년 동안 했어요. 
일을 하면 용돈이라는 명목으로 3만원을 받아 꼬박꼬박 저축을 해서 간신히 300만원을 모았어요. 
하지만, 자립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더라고요. 
시설에 있으면서 보치아도 했어요. 나름 시설내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잘했어요. 

제가 기억하는 순간부터 저는 시설에 살고 있었어요. 
평생을 시설에서 보낸거죠. 시설에서는 늘 사회복지사가 정한 스케줄대로 살아야 했어요. 
그리고 무엇을 하려해도 허락을 받고 간섭을 받았어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없었어요. 
보치아를 좋아했지만 제대로 배울 수가 없었어요. 많은 사람들과 경기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죠. 

주거복지사업을 통해 시설에서 나가게 됐을 때 선생님이 이야기하더라고요. 
왜냐가느냐.. 나가면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 
여기는 밥도 꼬박꼬박 먹여주고, 재워주고, 전기료도 내주는데 여기가 행복한거다. 
시설에서의 삶이 복 인줄 너희가 모른다. 복을 왜 차냐.. 라 하더라고요. 
우리는 복을 차는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찾으려고 하는건데 말이죠.. 

자립한지 1년..
저는 자립하는데 있어 주거랑 활동보조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활동보조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정부에서 어느 정도 지원받고 있어요. 
하지만 주거는 2013년이면 끝나게 되니 걱정이예요. 
자립한지 1년이지만 수급비가 벌이의 전부인 저는 집을 구할 수 있는 만큼 돈을 모으진 못거든요.

지금은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보치아팀에 들어가 선수로 연습도 하고 경기도 하고 있어요. 
보치아를 통해서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꿈이 있지만, 
조금은 어려울거 같아요. 최근에는 회계를 공부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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