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1인시위 9일째] 다시 시설로 돌아갈 수도, 돌아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 2012.01.05 12:57:10
- https://www.footact.org/post/256

서울시탈시설장애인주거대책촉구 1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오늘로 9일째 되는 날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너무 춥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오늘은 서울시탈시설장애인당사자모임 "보금자리" 대표 조수양씨가 1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 서울시 체험홈 입주 자격 확대 및 물량 확대하라!!
- 서울시 자립생활가정 입주 자격 및 물량 확대하라!!
- 중증장애인 전세주택제공 사업 물량 중 탈시설장애인 할당하라!!
- 체험홈, 자립생활가정 입주 대상자 서비스 지원 확대하라!!
< 당사자 편지글 >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10월 24일에 주거복지사업을 통해 경북시설에서 지내다가
지금현재는 서울시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조수양입니다.
현재 제가 알기로는 이 사업을 통해 나오신 분들이 저를 포함해서 17명입니다.
지금 공동모금회와 노들센터, 발바닥에서 구해준 집에서 살고 있지만
이사업이 종결되는 2013년 이후로는 저희 17명 모두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겟습니다.
다시 시설로도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 저희 에게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것은 저희가 살 수 있는 집입니다.
영구임대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집을 얻기에는 얻을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이사업을 맡아서 어느 정도 정착 할 때까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문제는 저희에게는 생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한번 더 생각해 주시고 검토해 주셨으면 감사 하겠습니다.
2011년 12월 7일
조수양 올림
< 삶의 이야기 >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이 싫어서 시설에 들어가기로 결심했죠.
시설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7개월이 지난 내 나이 17살,
5월 30일 경북고령에 있는 시설로 가게 되었어요.
집안 형편이 잘 사는 것은 아니었지만 생활에 있어 불편함 없이 가족들과 함께 살았는데
16살 때 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시면서 집안형편이 어려지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의 권유로 시설에 들어가게 되었죠.
나로 인해서 집안형편이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서 불편했고,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 하는 모습이 싫어서 아버지의 권유였지만 집안에서 나오고 싶어 시설에 들어가기로 결심했어요.
시설에 들어갈 당시에는 10년만 살다가 다시 나오려고 했는데 10년을 넘어 26년 하고 6개월을 시설에서 살게 되었어요.
가족의 부담이 되기 싫어 들어간 시설생활..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시설에서 적응해야 하는 시기에 있던 원장은
시설 생활인들의 수당을 횡령해 식사로 나오는 음식들이 국, 밥, 김치가 전부였어요.
시설 삶이 힘들었어요.
5년간 원장의 비리문제로 고생을 했고,
5년 뒤 89년 11월 9일 카톨릭재단에서 시설을 인수 했어요.
나는 분명한 것을 좋아해요.
아니라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이야기 하고,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주고 싶고,
그러다 보니 보여주기 식으로 운영하는 시설을 운영하는 직원들과 마찰이 많았죠.
정신적인 간섭이 너무 많은 시설에서의 삶이 너무 싫어서 자립생활을 결심했어요.
시설 안에서 자립생활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국장이 정신적으로 굉장히 많은걸 억눌렀고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던 것이었요.
하나에서 백까지 알려야 했어요.
가장 큰 이유는 2007년 12월 같이 생활하고 있던 친구들 사이에 작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말리지 않고 방관했다는 이유로 한명은 집으로 쫓겨나고 나는 다른 시설로 보내질뻔 했어요.
옷을 입을 때도 브랜드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없었고 외출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외출을 하더라도 일주일 전에 허락을 받아야 했고
자원봉사자나 시설 방 선생이 꼭 동반하거나 가는 곳이 시설에서 봤을 때 믿을만한 곳인 아니면
절대로 보내주지 않으려고 하고..
그래서 나오기 3년 전부터 나와야 겠다 생각을 했어요.
그러던 중, 장애인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주거지원 사업도 알게 되었죠.
시설에서 나오기까지 시설직원들과 대립이 많았어요.
시설직원들은 마당에서 산책을 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말로 대 놓고
“왜 빨리 안 가! 간다고 했으면 빨리 가지” 등 이런식의 말들을 들으며 몇 달을 지내야 했죠.
나의 꿈... 때로는 친구, 인생의 선배 교사가 되고 싶다.
12살 때 초등학교 1년 다닌 것이 나의 학교생활의 전부예요.
항상 나를 데리고 다니던 어머니가 아프시면서 학교를 그만두었죠.
시설에 와서는 공부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표현하지 못했어요.
33살이 되던 해 시설원장이 학업을 좀 더 해서 복지관련 일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여
일반학교에 있는 특수학급으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령읍에 있는 고등학교 특수학급에 다니게 되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서 특수교사가 되는 것이 꿈 이예요.
10대의 장애청소년들이 너무 좋고 내가 이때까지 지내오면서 겪었던 것들을
그 아이들이 힘들어 할 때 이야기 하고 도와주고 싶어요. 교사가 때로는 친구가 될 수 있고,
인생의 선배로서 힘들고 어려울 때 조언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의 선생님들이 나에게 그러했듯이 나또한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은게 꿈 이예요.
작년에 서울로 이사를 하면서 학교도 전학을 했죠.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통대 청소년지도학과에 입학해 공부 하고 있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여행, 사진, 연애, 결혼
자립생활을 한지 1년이 넘었는데 시설에서 나오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게
나이트에 가보는 것이였는데 아직 못해봤어요.
활동보조시간이 적어 밤에 나이트를 갈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바다도 보고 싶고, 비행기도 타보고 싶고, 사진 보는 것을 좋아해 사진도 배워보고 싶고,
산에 올라 넓은 세상도 보고 싶고, 좋은 사람을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을 하고,,
시설에서 나오면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해보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아요.
아! 한가지.. 얼마 전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
교육에 참여하면서 만나 그 사람. 나보다 먼저 탈시설한 선배. 좋은 만남을 갖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