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20년, 마지막 시민을 향한 걸음 ⑯ 최용걸 : 정말 내 인생 망했다 싶었어요
- 2025.05.28 12: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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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쯤, ‘발바닥’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이 있었습니다.
석암재단이라는 대형 사회복지법인의 비리와 인권침해에 맞서, 서울시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싸웠습니다.
시설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붙잡고 서울시와 맞섰습니다.
그때는 ‘탈시설’이라는 말조차 낯설던 시절이었습니다. 젊은 날, 우리는 각자의 일상과 마음을 내어주며 함께했습니다.
람들이 너무 좋아서, 그 고생이 고생이라 느껴지지 않을 만큼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배신당할 것만 같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계속해야 할까?’
흔들리던 그때, 한 활동가가 말했죠.
“뒷통수 맞더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 순간, 정말 내 인생 망했다 싶었어요.
그래도 저는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 맞아요.”
그렇게 몇 달을 서울시청 길 위에서 버티며, 어떤 날은 허리가 나가고, 어떤 날은 소주 두 병에 마음을 달래며 허탈하게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때론 동료의 배신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는 ‘탈시설’을 세상의 언어로 만들어냈습니다.
그 싸움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어준 건, 시설 안에 있던 당사자분들이었습니다.
굳게 닫혔던 시설 문을 열고 활동가들을 환대해 맞아주셨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시설 안에 있던 분들을 환대해야 할 차례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탈시설’을 부정하고 시설의 언어를 고집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발바닥’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길 위에서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많은 탈시설 당사자들이 세상에서 환대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의 권리와 탈시설의 언어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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