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두 가지 이야기

  • 2011.08.22 15: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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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바람이 상쾌한 월요일 아침입니다.

꾸뻑, 름달 월요 인사올리옵니다. 흐흐

 

그제는 희망시국대회에 나갔다가 새벽에,

어제는 탈시설부부이신 언니랑 형님의 외출길을 동행,

120Km를 달리느라 또 새벽에 집에 들어왔습니다.

 

어깨가 무너질 것 같은데, 발바닥 노란차로 출근하는 길,

여름도 없이 가을이 왔습니다.  

그래도 맞바람이 상쾌해서 제법 기분이 좋습니다.

 

--

 

하나, 무엇이 잘 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꼭 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잘 살았으면 하는..애잖하게 정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활동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함께 탈시설을 준비한 부부가 있습니다.

평생을 시설에서 저항과 체념을 반복하다가 이 시설 저 시설로 옮겨다녀야 했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다가 정이들어 결혼한 부부입니다.

 

오랜 시설생활로 자립을 결정하는 것도,

퇴소하는 것도 녹록치 않았지만,

정착의 과정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복짝복짝한 일들에, 두 사람 피말리듯한 긴장감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그이들이 지인을 만나러 가는 길,

마땅한 차편을 구하지 못해 연락이 왔고,

일요일 점심나절부터 만나 120km를 함께 달렸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부부의 지인들이 베트남음식점에서 저녁을 쐈습니다.

처음으로 가본 베트남 식당에서 선택한 언니의 메뉴는 실패.

름달의 양지쌀국수와 바꿔 먹었는데, 언니가 고기를 건져서

"몸에 좋은 소고기다. 맛있으니까 먹어봐"하며

자꾸만 형님(남편)의 접시위에 옮겨 놓습니다.

 

40kg도 나가지 않는 그녀입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왜 그리 불편하게, 알싸하게 걸리던지,,

 

"언니, 쌀국수는 해장용이지 몸보신용이 아니다."

라고 농담인냥 괜시런 면박을 언니에게 놓았습니다.

 

언니부부를 집에 모셔다 드리고, 집에 돌아왔는데..

 

무엇이 잘 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삶에 한숨보다는 웃음이 많았으면,

절망보다는 희망이 먼저이길,

그렇게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

 

두울, 탈시설 수다방을 마쳤습니다.

 

6월 21일부터 두 달을 만 두 달을 숨가쁘게 달려왔던

탈시설부부 수다방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MBTI를 이용한 부부에 대한 이해

성에 대한 솔직한 공유

"우리는 왜?" 부부가 되었는가, 가족과 부부관계에 대한 고민과 성찰, 그리고 모부성에 대한 이야기

재산을 관리하는 방법

집을 구하고, 살림하는 방법.

 

즐겁기도 했지만, 많은 비가 지나간 이번 여름

매 주 모이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모두 기꺼운 마음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런 노력덕에

정보를 공유하고, 부부사이 아무런 이야기들이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로 다가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수다방은 끝났지만,

이렇게 쌓아온 인연이 아쉬워

우리, 매 달 마지막주에 만나서 지속적으로 수다방을 열기로 했습니다.

다음 모임은 고깃집입니다. 후후

 

추신, 언니 형님들에게 못다한 이야기.

 

언니 형님들,

사실 덜 개방적이고, 비혼인 제가 요 사이에 껴 있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지만, 매우 아무래했음을 고백합니다. 흐흐

 

언니 형님들, 특히 저에게 성상담은 워워워- 자제해 주시옵소서-

저는 아는게 쥐뿔도 없습니다. ㅜㅜ

(부끄러워서 눈을 못 마주치겠습니다. ㅋㅋ)

또, 부부사이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정말

개그콘서트보다 재미있었지만,  

덕분에 결혼에 대한 저의 환상은 아마도 산산히 깨진 것 같습니다. 

 

ㅇㄱ언니가 드디어 제 이름을 기억해 줘서(2년만이지요-_-) 좋았습니다,

탄*이형, 고민은 많으시겠지만, 언니 속은 좀 덜 긁으셔야 할 듯.

덕*이형, 매 번 힘이 되는 문자 고마워요. 특히 "름달이 결혼할때까지 3회도 4회도 같이 수다방 했음 좋겠다" 는 말은 쵝오였습니다.

미*언니, 우리의 첫 인연이지요. 환한 웃음 말고, 언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감동이였습니다. 특히 언니의 내공과 포스는... 저의 스승이시옵니다.

후*언니, 정*형님. 용인과 양천을 오가며 네 시간씩 떨었던 수다가, 일주일동안 스트레스 해소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인 것이었습니다. 좋은 집 구해서 얼렁 결혼하세요~ 수다방 식구들이 완전 축하해  드리러 갈께요^^

지*언니, 거리가 우리를 이리도 갈라 놓다니. 그래도 언니는 수다방에 영원한 멤버- 다음 모임엔 꼭 만나요~~^^

광*형님, 영*언니. 마음이 아립니다. 아픈 데 빨리 나으시고, 살도 찌시구요. 다음 모임에서도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상*형님, 정*언니 결혼반지 빨리 찾으세요..ㅋㅋ

동*형, 미*언니- 제맘 알죠?  joy_14.gif 

 

즐거운 수다였습니다.

다음 모임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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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하나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썼나 싶지만,

메일 하나 열어보기가 쉽지가 않으니.. ㅎㅎ

좀 무리를 했습니다. ^^

 

준민과 소연이 휴가를 갔습니다.

이제, 주간회의 하러 숑숑!!

름달 물러갑니다.

 

꾸뻑_(ㅡㅡ)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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