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맙습니다.
회원님들과 회원님들의 지인, 그리고 단체 활동가들 때문에
너무 행복한 자리였는데,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희가 공연을 했던 조계사 역사발사박물관은 좌석이 250석이나 되는
어떻게 보면, 저희 발바닥에게는 조금 무리수가 따르는 공간이었죠.
초대하고 싶은 분은 너무 많으나,
이번에는 후원의 성격을, 아니 부족한 활동비를 모으자는
정확한 목적의식을 갖고 진행했던 터라,
송구한 마음이 많았던 탓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날 공연이 시작되자, 조금씩 객석이 차여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오프닝을 장식했던
<장애in소리>의 <지렁이의꿈틀>이 정말 멋진 독립영화였는데,
던킨에서 후원한 도넛과 커피 때문에
(숙경활동가의 그분께서 일하시는 곳인데, 도넛,커피 500개를 지원해주셨습니다)
(아참, 사과도 있었습니다. 최성규회원님의 아버님이 사과농사를 지으셔서 6박스를 보내주셨습니다.)
다들 배를 든든히 채운 후 천천히 들어오시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관람을 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이한선밴드의 신나는 공연이 시작되자,
모두 흥겨운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갔습니다.
이어진 정희성 시인과 임소연 활동가의 이야기 시간에서는
탈시설을 해야만 하는 이유, 발바닥의 활동 등을
훌륭한 최광기 씨의 자연스런 사회로
모두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희성 시인은, 70년대 <자유>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 2010년도에도 <자유>를 외쳐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한국사회가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 안타깝다고
이번 콘서트에 참여하시면서 처음으로 자료들을 보며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다음에는 꼭 <탈시설>에 관한 시도 쓰시기로 하셨답니다.

지난 해 쓰러진 조덕배씨는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그리운 노래<꿈에>를 열창해주셨습니다.
본인은 2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가 불편했지만
전혀 장애인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오지 않았는데,
지난 해 아파서 쓰러지고 나니
다시금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시더군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1곡 이상은 정말 어렵다고 하시더니,
끝내, 발바닥의 분위기 취해
자발적으로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을 더 부르셨습니다.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박원순변호사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해주셨고

김별아 작가는 지난 번 인권위에서 공모한
인권 에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야기,
그런데 파행적인 현병철위원장과 몇 몇 상임위원들의 반인권적 행태에,
그 대상을 거부한 은총 학생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그리고, 김별아 수필집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중의 들어있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담장을 허물다>라는 글을 낭송해 주었습니다.
글을 낭송하는 작가의 목소리에 진정성이 담겨있더군요.

마직막을 멋지게 장식한 우리의 평생회원
가수 강허달림!!!!
그녀만의 독특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며,
객석을 뒤흔들었습니다.
와~~진짜진짜 멋진 노래들이었습니다.
맨 뒤에서 흔들흔들 서로 몸을 흔들고

마지막 곡이었던 <꼭 안아주세요>에서는
발바닥활동가들이 모두 무대앞으로 나가
서로 꼬옥 포옹하는 <프리 허그>시간을 가졌습니다.
객석을 다니며, 지인들과 가슴을 맞대는 그 순간은
정말...눈물이 찔끔나는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당신들이 우리 곁에 있어
고맙고 또 고마워서.......
뒷정리를 하고 나오는 늦은 밤..
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

후원금이 얼마나 모였나를 떠나
서로의 우정과 신뢰를 확인하는
<2010 발바닥 송년콘서트>!!!
함께 마음을 모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보다 활발한 활동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2010. 12. 21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옥순 준민, 효정, 미소, 소연, 정하, 현경, 규식, 숙경 드림
***
앗, 이 사진들은 사진작가 김수진씨와 우리 회원인 송기호군
이상엽회원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