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박성민회원과 함께하는 고전읽기 32강 - 虛用(허용): 비어있음의 쓰임]

  • 2011.09.26 10: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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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子의 도덕경 虛用(허용 : 비어 있음의 쓰임)

첫마디 天地不仁(천지불인)을 인용한 기사를 최근 읽었습니다.

문득 전문을 다시 읽어 보니

그 뜻이 몹시 크고

비유가 탁 트인 바다를 보는 듯하여

여기 소개합니다.

 

天地不仁(천지불인)하여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아니하여

以萬物(이만물로)  爲芻狗(위추구)하고      온갖 사물을 풀강아지처럼 여기고

聖人不仁(성인불인)하여                              성인 또한 어질지 아니하여          

以百性(이백성)으로  爲芻狗(위추구니라     백성들을 풀강아지처럼 여긴다

天地之間(천지지간)                                  하늘과 땅 사이는

其猶橐籥乎(기유탁약호)이저                         마치 커다란 풀무 같구나!

虛而不屈(허이불굴)하고                               비었으나 멈추지 아니하니

動而愈出(동이유출)이니라                            움직일수록 더욱 더 나온다

多言數窮(다언수궁)이니                               말이 많으면 자주 막히니

不如守中(불여수중)이니라                            가운데를 지키는 것만 못하다

 

* 탁약 : 풀무

* 추구 : 풀로 만든 강아지제사상에 오르지만 제사 지내고 나면 쓰레기에 불과함

 

 

"천지가 우리에게 특별한 마음 씀이 없듯이

훌륭한 정치 또한 사람들에게 별난 애정을 베푸는 것이 아니며

(천지가 사물을 그대로 두고 간섭하지 않듯이

정치도 백성들이 그 본성에 따라 스스로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천지는 비유컨대 커다란 풀무 같아서

비어 있지만 가동하면 끝없이 나온다.

같은 이치로 이를 테면 마음을 비우지 않고

말이 많으면 욕심 때문에 오히려 말이 막힌다.

차라리 입을 다물고 중심을 잡고 있는 게 낫지 않는가"

이렇게 의역해 봅니다.

 

노자의 무위(無爲)는 단순히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본성)의 이치를 거역하는 짓을 하지 않으면 되려 무궁무진한

변화를 얻을 수 있다는 지극히(아마 최고의적극적인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국민들을 위한다는 명분을 걸고 벌이는 사업들이 실은 권력을 유지하거나

개인적(또는 국가적욕망을 이루는 수단에 불과한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임을 오늘날도 우리가 체험하고 있지 않습니까?

 

노자의 天地不仁과 꼭 같은 뜻으로

장자는 다음과 같이 읊었습니다 :

 

天無私覆(천무사복地無私載(지무사재) :

하늘이 세상을 덮고 땅이

만물을 실음에 무슨 사사로움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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