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발바닥행동입니다. .

  • 2013.04.03 15: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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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발바닥행동입니다. .

너무 오랫만에 인사 드려요. 잘 지내시죠??

안식월을 잘 마치고 복귀한지 2주가 지났는데 이제서야 인사를 드립니다.

복귀하고 나서 불라불라~~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이제서야 약간 쌓여있는 일들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헤헤헤....^^

오늘 봄비가 내렸어요. 따스한 남족에는 봄을 알리는 벚꽃이 벌써 피웠죠..

아직 꽃샘 추위가 문득 찾아와 봄이라는것을 못 느끼게 하지만 오늘 내린 비는 봄비라고 우겨볼려구요.. 곧 따스워지겠죠..

요즘 발바닥활동가들은 4월 13일 "최저임금 부탁해요" 일일 호프를 준비로 무척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회원님!! 오실거죠?
가족과 , 혹은 친구들과 함께 오세요! 기다릴께요.
2주동안 잠시 쉬었던 탈시설-자립생활이야기를 이어서 회원님들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돌 집을 지으며 부르는 노래
그 발걸음 위로 겹겹이 써내려간 시

“바깥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뭐랄까 장독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골집 뒷마당에 가면 있잖아요.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르는 장독대. 하나만 달랑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개가 모여 있구요. 어떤 건 크고 어떤 건 작은데 뚜껑을 열고 맛을 보면 모두 다르거든요. 대부분 맵고 짜지만 싱거운 것도 있더라구요. 하하… 속을 알 수 없는 장독대를 열어서 여러 가지 맛을 본 것 같았어요.”

시설 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그가 대답했다.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그대로 갇혀버린 사람들. 상상할 수 없는 질곡의 시간을 묻는 말에 그가 꺼내놓은 것은 투박한 장독대였다.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항아리들이 굳게 박혀 있는 뒷마당. 그 풍경으로 걸어 들어가서 뚜껑을 열고 맛을 보고 왔다고 했다.

아마도 내가 그에 대해서, 아니 그들에 대해서 편견을 가져도 한참 가졌었나 보다. 깊고 어두운 터널 같았을 거라고 상상하는 내 앞엔 시골집 항아리가 여러 개 놓여 있었다. 그곳에도 사람이 있다는 그의 말에 조금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졌다. 가을비가 그친 제법 쌀쌀한 어느 날, 뉴스에서는 올해 들어 가시거리가 가장 먼 하루로 기록되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걸음을 늦출 때마다 시설에서 썼다는 그의 습작시들을 떠올렸다. 시인을 만났구나. 시설에서 탈출한 장애인이 아니라 묵묵히 그곳을 통과한 한 시인을 만났던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잊혀진 침묵의 삶들을 장독대에 담아, 조심스럽게 세워 놓은 발걸음 위로 겹겹이 써내려간 시. 시인의 이름은 박현이다


희망의 작은 모습

길가에 한마리 새가
사람들 사이를 걷고 있습니다
작은 몸짓을 치며
걷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내 마음이 매여지는 것 같습니다
하얗게 눈이 내린 겨울날
저 새의 몸짓은
삶의 끈을 잡은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힘든 삶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오늘도 그 길에서 따뜻한 눈길을 기다릴 것입니다

http://footact.org/_gnu/bbs/board.php?bo_table=aghkfehd&wr_id=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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