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아라디오] 한 겨울 포장마차의 우동같은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 2016.01.05 22:58:43
- https://www.footact.org/post/451



발바닥회원님들, 안녕하세요!
발바닥의 아라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쵸?
오랜만에 인사드리려니 처음 뵙는 것 같이 어색하고 쑥스럽네요. 그간의 공백은 참 민망할 따름이고요.
2015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하고, 2016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휴가, 농성 등으로 오랜만에 사무실에 오니 ‘신년인가?’ 싶기도 하고, 여전히 문서에 2015년을 적었다 지우고 2016년을 입력하는 일도 반복하고 있고요.
아직 2015년이 지나갔나? 꿈만 같기도 합니다.
2015년 하반기에 발바닥활동가들은 참 꿈같은 시간들을 보내서인 것 같아요.
탈시설당사자모임 벗바리와 함께 탈시설권리선언문을 만들고, 전국에서 탈시설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2009년 마로니에 탈시설 투쟁 이후 오랜만에 탈시설을주제로 농성을 진행하고...
2015년 마지막날엔 탈시설 자립생활을 함께 외친 동지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마무리를 했지요.
그런 한편, 하루하루 당장에 소화할 일정들과 활동들로 회원님들께 자주 소식을 전하지 못해 맘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그럼에도 회원님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보내주신 발바닥에 대한 애정과 응원은 정말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맛보는 한겨울 포장마차의 우동같았어요! 맛있고, 뜨뜻한 그런 우동이요.
감사하면서도, 꼬깃꼬깃한 안부메일 하나 보내지 못한 게 또 한 번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요.
발바닥의 든든한 동지인 발바닥회원님들이 계시기에 큰 벽같은 정책에 부딪히면서도, 끝이 안 보이는 논의로 속이 타면서도..
어둠보단 빛을 걷고 있다는 확신과 행복을 느낀 한 해였습니다. 감사드려요. 회원님들!
우리 2016년에도 함께 복을 나누는 한 해 보내면 좋겠습니다. ^^ 그래주실 거지요오?
전할 소식이 정말 많은데, 오늘은 제 마음대로.. 회원님들께 꼭 전하고 싶었던 소식 두 가지를 전하며 마무리를 하려 합니다.
우선, 웹자보로나마 소식지를 간략히 보내 알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크리스마스가 있던 그 주간 ‘기쁘다 탈시설 오셨네!’농성을 진행했지요.
2009년 맨 바닥에 천막하나 있던 그 시간을 지나,
마로니에 공원에 나무 바닥의 무대가 세워지고 휠체어를 탄 동지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계단이 생긴 2015년...
다시 그 자리에서 훨씬 커진 천막을 두 동이나 세우고 겨울 농성을 나기 위해 비닐을 두르고 사람들의 체온이 모였습니다.
그 자리에 노들음악대의 연주소리와 노랫소리로 따뜻하게 채워지고,
2009년 마로니에에서 살았던 활동가들이 다시 앞에 나와 그 날을 기억함과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 날의 투쟁으로 만들어진 현 서울시 탈시설 정책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현재 지점을 평가하고.. 그런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제 생에 정말 잊지 못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추억도 생겼답니다.
밤 12시,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옹기종기 모여 제대로 된 탈시설을 기원하며 간절한 기도도 하고,
차고 딱딱한 떡을 나누며 까르르 웃고, 탈시설을 주제로 개사한 캐롤송과 야마가타 트윅스터님의 탈시설송을 부르며 거리를 활보하기도 했어요.
시민들에게 “메리 탈시설~”을 했을 때 돌아온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가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그 날은 비록 지났지만, 뒤늦게나마 회원님들의 영상을 보시며 함께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회원님들, 2015년 12월 31일에는 故 최종훈동지 1주기였답니다.
최종훈동지는 2011년 꽃동네에서 탈시설하여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시며 많은 친구에게 동지에게 정과 힘을 주던 동지랍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벽제추모공원에 모였고, 너와 나의 교회와 함께 추모예배를 지냈어요.
예배 후에는 서울센터에서 손수 준비한 음식을 올리며, 그에게 안부를 묻기도 했어요.
하늘에선 좋아하는 술은 드시는지, 여전히 담배는 비싼걸 피우시는지, 돌아가시기전 건강악화로 모두가 만류했던 커피는 실컷 드시는지..
그리고 그간의 소식들을 전했습니다. 그동안 누구는 이사를 했고, 누구는 아직 혼자고, 누구는 형이 좋아하는 조직에 활동가로 일하게 되었고,
누구는 동지가 살아계셨다면 큰 힘을 불어넣었을 탈시설당사자 모임이 생겼고, 그 모임에서 탈시설권리선언을 만들었고...
이젠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그와의 추억을 함께 나누며 키득키득 웃기도 했습니다.
발바닥회원님들께는 그 날의 사진과 함께.. 최종훈 동지를 누구보다 참 그리워하는 동지들의 추모글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 故 최종훈님 1주기를 맞아 이병기님 추모글.
하늘나라에 있는 종훈아, 항상 같이 옆에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네가 내 옆에서 보이지 않더니 여기에 누워있구나.
네가 떠난지 벌써 일 년이 되었구나. 너와 함께한 꽃동네에서 오년, 사회에 나와서는 이 년밖에 안되었는데 길다면 긴 세월이었지만 나는 한없이 짧은 기간이었어.
너와 같이 살려고 준비했었는데 먼저 홀로 떠나버렸네.
너와의 칠년의 만남에서 나의 가장 친한 친구로서 또한 나의 형으로서 많이 의지하고 지냈는데 너를 보려면 이 곳에 와야 하는 아쉬움이
내 맘 한 곳에 오늘 이 추위만큼이나 가슴이 시리고 아프게 느껴지는 건 무얼까.
항상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그 웃는 모습도 보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이렇게 보니 내 마음이 너무 아프네.
내가 너를 보러 언제 갈지 모르지만 기다려, 언제고 갈 테니까.
여기 이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종훈이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서운하지는 않을 거야.
너는 가고 없지만 내 마음속에 항상 종훈이를 잊지 않고 있을게.
-나의 영원한 친구요 형이었던 종.훈.에게 병기가-
■ 故 최종훈님 1주기를 맞아 김홍기님 추모글.
친구 종훈아!
친구 종훈이가 이 세상을 떠난 지가 1년이 되었구나. 오늘이 너의 기일이다.
많은 친구들이 네가 저세상으로 떠났어도 잊지 않고 늘 마음속으로 그리워했단다.
활동보조인 없이 혼자 어렵게 어렵게 살아가다 활동보조인 시간을 부여받고 적은시간이었지만,
혼자 외롭게 지내다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보조인의 혜택을 받고 그렇게 좋아하던 네 모습 생생하구나.
살아 있을 때 우리 서로 자주만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대화하고 같이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것이 마음이 아프고
우리 꽃파는 늘 함께라 외쳤지만 잊어버리고 너는 너 나는 나 이렇게 살다가 네가 우리 곁을 떠난 뒤에야 그런 생각을 하게되어 마음이 아프구나.
종훈아! 친구야! 다음생에 우리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 다시 만나자꾸나.
종훈아! 친구야! 언제나 널 항상 잊지 않고 좋은 곳에서 잘 지내기를 우리 다함께 한마음으로 기도할게.
그리고 오늘 우리 친구를 위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해주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김홍기-
아참!!!
- 회원님들 12월 마지막 주 발송된 의문의 메일 두 개에 많이 당황하셨지요? 죄송합니다. 실수로 업무메일이 단체메일로 가버렸어요.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주의하겠습니다.
- 은행에서 회원님들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으로 자동이체 등록이 된다는 연락이 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여러차례 안내해드렸듯 올해부터 발바닥이 인권재단사람에서 독립하면서, 자동이체 재등록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출금명이 기존의 ‘인권재단사람’에서 올해부터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으로 바뀌는 것 외엔 회원님의 출금정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 회원님의 2015년 기부금에 대한 연말정산 관련한 업무는 1월 15일부터 가능하오니, 다음주에 자세한 안내메일과 문자를 드리려 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회원님들! 2016년 붉은 원숭이의 해 함께 행복하게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