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20년, 마지막 시민을 향한 걸음 ⑥ 최재민: 꽃동네를 나와 서울로 오는 동안
- 2025.04.22 21: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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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20년, 마지막 시민을 향한 걸음 ⑥ 최재민: 꽃동네를 나와 서울로 오는 동안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꽃동네의 문구가 적힌 커다란 비석을 본 건, 3천여 명이 거주한다고 알려진 음성꽃동네 입구에 동료들과 섰을 때였습니다.
꽃동네 입구를 지나 아스팔트 길을 따라 반시간 즈음 걸었습니다. 그리고 걷는 동안 ‘얻어먹을 힘’만 가진 사람들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했습니다. 분명 시설 거주인은 나와 다를 것이라 여기면서요.
거주시설에 도착해 ‘시설 거주인’을 만나자 저의 생각이 깨졌습니다. 이들이 나와 같은 사람이란 것을 확인했거든요.
시설에 계신 분들은 자립하여 일하고 사랑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학생들과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대화하고 함께 있을수록 분명해졌습니다.
그렇게 꽃동네를 나와 서울로 오는 동안 발바닥 동료들과 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얻어먹을 힘이 있단 것은 시설에 있을 이유가 아니다.’
발바닥의 운동은 장애인을 향한 우리 사회의 몰이해를 깨는 운동입니다. ‘자유로운 삶, 시설 밖으로’가 당연한 사회를 만드는 운동, 함께 이뤘으면 합니다.
발바닥행동 전·현직 활동가 이야기를 모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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