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1인시위 11일째] 저는 그런 생활이 싫었습니다

  • 2012.01.09 1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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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시탈시설장애인주거대책촉구 1인시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로 11일째 되는 날입니다. 

오늘은 서울시탈시설장애인당사자모임 "보금자리"의 한명수씨가 1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 서울시 체험홈 입주 자격 확대 및 물량 확대하라!!

- 서울시 자립생활가정 입주 자격 및 물량 확대하라!! 

- 중증장애인 전세주택제공 사업 물량 중 탈시설장애인 할당하라!!

- 체험홈, 자립생활가정 입주 대상자 서비스 지원 확대하라!!


KBS 탈시설장애인 "갈곳이 마땅히 없어요" (뉴스 보시려면 클릭)

< 박원순시장님게 보내는 편지 > 

박원순서울시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은평재활원에서 40년을 살고, 
지난 2010년 월에 제수동으로 자립한 43살인 한명수입니다. 
시설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시설에서는 밥 먹을 때랑 세수할 때, 
그리고 방(한방에 7~9명이 살고 있습니다)에서조차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했습니다. 
저는 그런 생활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살 집에 혼자 살아야 겠다는 결심으로 시설을 나왔습니다. 

지금의 집은 시설에서 어렵게 모은 돈으로 집을 구해 
주거복지사업의 도움으로 월세를 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움은 내년 12월에는 끝납니다. 
만약 도움이 끝난다면 
한달 수급비가 전부인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섭습니다. 

저는 앞으로 자립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집을 어디서 살아가야 할지는 모릅니다.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갑갑합니다. 

박원순 시장님!! 빨리 집을 마련해 주세요.
은평구에 임대아파트를 많이 만들어 집을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2011년 12월 7일

한명수 올림

< 삶의 이야기 >

시립아동병원에서 은평천사원으로
6살 때 시립아동병원 앞에 버려지면서 시설 생활이 시작됐어. 
병원에서 거의 하는 일 없이 생활하면서 유일하게 했던게 초등학교를 다니는 것이었어. 
14살 때쯤 시립아동병원에 낯선 아저씨가 왔었고 나를 비롯한 5명을 지목했고 
그 후 나는 은평천사원으로 갔지.. 은평천사원에서 와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별문제 없이 잘 다녔어. 

미술, 시작하다.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 
그리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 
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미술을 배웠어. 
시설 안에서 운영하는 미술교육 프로그램에도 
거의 모두 참여하면서 그림을 그렸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금속공예를 1년 정도 배우기도 했어.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관 이였는데 일자리 교육으로 금속공예를 배웠는데,
 취업을 하지는 못했어. 

싫어졌다.
예전에는 시설이 아닌 곳에서의 다른 삶을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어 
자립생활에 대해서도, 내가 혼자서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거 같아. 
오랜 시간 시설에서 살다보니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익숙하고 
그냥 그렇게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살아야만 된다고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 
그런데 그것이 싫어지더라고..
 내가 아닌 다른 타인에 의해서 내 삶이 결정되어지고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설 생활에 무기력함을 느꼈어. 
그래서 시설에서 나와 남은 인생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생활하고 싶더라고. 
자립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하고 내가 나가면 살 수 있는 집을 알아보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돈으론 텍도 없더라고.. 
그러던 중 주거복지사업을 알게됐고, 신청했지.

나만의 공간, 새로운 시작
그리고 작년 시설에서 나와 나만의 공간을 얻었어. 
집 안에 작업실을 만들어 틈틈이 미술활동도 하고 있고..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어. 
나는 앞으로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서 미술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지. 
지금의 이런 삶과 공간이 나는 너무 좋아. 
지금의 삶이 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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