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이야기]

[1인시위 13일째] 아플때 파스한장이 전부였습니다

  • 2012.01.11 12: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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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시청 별관앞에서는 서울시탈시설장애인주거대책촉구 1인시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다시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모두들 목도리를 여미고 지나가네요. 

탈시설장애인의 주거권을 요구하며 일인시위를 진행한지도 벌써 13일째입니다. 

오늘은 서울시탈시설장애인당사자모임 "보금자리"의 오지우씨가 1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 서울시 체험홈 입주 자격 확대 및 물량 확대하라!!

- 서울시 자립생활가정 입주 자격 및 물량 확대하라!! 

- 중증장애인 전세주택제공 사업 물량 중 탈시설장애인 할당하라!!

- 체험홈, 자립생활가정 입주 대상자 서비스 지원 확대하라!!


<우리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박원순시장님게 보내는 편지 > 

박원순 시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전기영이라고 합니다.
충남서산에 서림복지원이라는 시설에서 18년 동안 생활하였습니다.
충남에 있는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살다가
2011년 7월 22일 서울에 올라와 자립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현재 병원에 있습니다.
시설에 있는 동안에도 몸이 많이 아팠지만 병원을 제대로 가보지 못했습니다.
아프다고 하면 파스 한장 붙여주고 말았지요.
시설에서 나와 병원을 갔습니다.
척추 측만이 심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여 병원에 입원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고 전동휠체어를 제 몸에 맞게 수리를 할 예정입니다.
아픈 제 몸도 치료하고 제 몸과 같은 전동휠체어를 수리에
지역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보증금과 월세가 내년에 끝납니다.
저는 내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시설에 들어 갈수도 없고 부모님 있는 집에 갈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정말 막막합니다.
그리고 지역에는 진짜 장애인이 자립해서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서울에는 편의시설을 비롯한 대중교통이 지역보다는 잘 되어 있어
움직일 수 가 있어 좋습니다.
그런데 주거지원사업이 끝난 이후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돈을 모을 수도 없었고 모아 놓은 돈도 없습니다.
시장님! 도와주십시오.

2011년 12월 7일

전기영 올림

< 삶의 이야기 >
‘왜 이렇게 무겁냐’, ‘살좀 빼라’라는 이야기가 싫었습니다.
저는 14살 때 큰 아버지 소개로 서림복지원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시설에 입소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저 때문에 어머니가 어디도 가지 못하고
본인의 생활이 없는 것을 보면서 너무 미안하고 죄송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시설에 가면 어머니가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을거란 생각에
공부하러 시설에 가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시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시설에 가니 제가 생각했던 것 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가족들에게 특히 어머니에게 부담이 되기 싫어 시설에 들어갔는데
시설안의 생활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시설선생님들한테 혼나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왜 이렇게 무겁냐’, ‘살좀 빼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옷도 마음대로 입지 못하는 생활들이였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18년입니다.

16살에 시작해 21살, 고등검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에 시설에서 초등부터 고등까지 검정고시를 준비했고
고등검정고시까지 합격을 했습니다.
그러나 시설에서 공부하는것은 가능했지만 검정고시를 보는 것을 못하게 해서
시험은 어머니에게 부탁해 검정고시 신청을 하고 시험을 봤습니다.
시설 몰래 신청서를 접수하고 집에 다녀오겠다고 하고
시험장으로 가서 시험을 보곤 했습니다.
16살에 시작해서 21살 때 고등 검정고시를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한서대학교에 합격을 했습니다. 대학에 다니고 싶었지만
시설에서 공부하는 것이 어려워 포기하였습니다.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었습니다.
저는 활발한 성격 이였지만 시설생활을 하면서 말도 없게 되고
성격이 소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람들과 말하는 것이 싫고
일상적인 대화이상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 주변에 없었습니다.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 살도 많이 빠졌습니다.
적극적이고 활발했던 성격이 점점 소극적으로 변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자립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자립생활하는 것에 대해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저를 지지해 주는 힘이 됩니다.

행복을 느끼고 싶어 자립생활을 결심했습니다.
시설생활에 대해서 부모님들한테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는데
도저히 시설생활을 견딜 수 없어 부모님들에게 시설의 삶을 이야기 했고,
평소 알아봤던 자립생활의 이야기를 부모님에게 했습니다.
이제는 부모님은 시설이 아닌 자립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서 지지를 해주시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를 바랍니다.

이제는 저도 행복을 느끼고 싶고 자유를 느끼고 싶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시설 안에서 자립생활을 생각하면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우선 되었는데
나와서 생활을 하니 현재는 90%이상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저는 우선 자립생활을 하면 말을 할 수 있는 안내원이나
상담 같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시설에 있는 친구들에 자립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싶고,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립생활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또 연극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터 꿈이 연극배우 였습니다.
다른 꿈은 다 포기가 되는데 연극은 포기가 안 되는 꿈입니다.
언젠가 꼭 이룰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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